번호 제 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149 모교 김용희교장 퇴임사 (2011.08.29) 총동문회 2011-09-06 2899   올 여름 유난히 잦은 비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서도 어느덧 가을의 기운이 조석으로 묻어나는 이때, 저의 40여 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정년 퇴임식 자리를 빛내 주시기 위해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교직의 마지막 여름방학인 금년에는 조금 여유를 갖고 본인 정리를 하려고 하였습니다. 다른 선배님들께서는 무척 시간이 안 간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으나 복이 많은 저는 많은 폭우와 피해 그리고 불볕더위 속에서도 7-8월에 서울대, 교육과학기술부, 중소기업청,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연수에 초빙강사로 서울, 무주, 경주 등 각지를 다니며 10여일간 전국의 선생님들과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교직생활의 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으려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우리선생님들과 학생들 또한 저와 함께해주셨던 여러분을 너무 사랑했기에 벅차오르는 이 감격이 스스로 선택한 저의 삶에 대해 신이 주신 축복이라고 여깁니다. 돌이켜보면 저의 교직생활은 참 행복하고 보람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여정이었습니다. 1972년 3월23일, 청운의 꿈을 안고 교육자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 바로 엊그제의 일인 것만 같은데, 벌써 39년 5개월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잠시 지난날들을 회고해 보면, 현 광주교대부설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당시 이 지방 유일의 사범대학인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과에 진학하였습니다. 졸업 후, 목포에서 4시간 동안 배를 타고 또 6Km를 걸어가야 하는 곳, 전기와 수도도 없었던 신안비금중학교에서 교직의 길을 시작 하였습니다. 하늘이 주신 천직이라 생각하고 섬마을의 총각선생님으로 소담스런 교정에서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한 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짧은 섬 생활 후, 갑작스럽게 여수고로 발령을 받았고, 이후 3년 동안 군 복무를 마치고 당시 이 지방 최고의 명문학교인 순천고에 복직하였습니다. 우수교사로 초빙되어 여성교육의 요람인 광주여고에서 근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광주일고에서 근무, 전남대사대부고 등에서 15년간 3학년 학급담임과 3학년부장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학생들의 지도에 열과 성을 다하였습니다. 제자들의 합격을 저의 보람으로 여기며, 몸은 고되고 힘들었으나 마음만은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사랑하는 제자에게 꾸지람과 매를 든 적도 있고, 제자들이 힘들어 할 때에는 격려와 위로 속에 함께 고락을 같이 하였습니다. 항상 교사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본이고, 가장 훌륭한 교재이고 교구라는 신념으로 교직생활을 해왔습니다.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지식뿐 아니라, 교사들의 말과 행동, 몸짓과 걸음걸이까지 닮아간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늘 모든 생활의 기준이 교과서 같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교단에 서 왔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습니다. 제가 초임교사 시절에 선배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한마디, “교사의 처음 3년이 교직생활 30년을 좌우한다.”는 말씀을 항상 가슴 속의 좌우명처럼 여기면서 생활해왔습니다. 전역 후 복직한 즉시, 고3학급 담임으로 새벽 7시20분에 학교에 출근하였고, 밤10시에 퇴근하는 생활이 몸에 밴 습관은 초임교사시절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 때 우산중학교로 전근하여 오후 5시에 퇴근하게 되니 너무나 어색하여 적응을 못하고 다시 일반계고교로 전근 가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선배 선생님께서 조언해 주신, 교사의 열정과 사명감, 투철한 교육관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이 훌륭한 가르침이었기에 저는 늘 명심하며,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온 교직생활이었습니다. 삼가 외람되지만 제가 경험으로 체득한 교육에 관한 소견은, ‘교육은 감동이다.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교육이며, 냉철한 머리가 아닌 따뜻한 가슴으로 다가가는 것이 교육이다.’는 생각과, 우리 선생님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관은 ‘기초 기본에 충실한 교육,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반복 교육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광주일고 시절, 학생들의 지구과학 모의고사 성적이, 20점 만점에 학교평균이 18.7이라는 놀라운 성적이 발표되어 주관 회사로부터 감사를 받았던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하는 일이 있었으며, 교감자격시험에 합격하여 관리자의 길로 옮겨, 광주시내에서 초 미니학교로 전교생이 114명이며 3학급인 평동중의 교명 변경과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교 평가 교육감상을 수상하게 하였으며, 평교사시절 2번이나 근무하였던 광주일고에서 교감으로 재직한 2년 동안 2년 연속 교육감상을 수상하게 하였습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의 인사발령으로 과학교육담당장학관과 과학기술인적자원과장을 역임하면서 획기적인 교육청의 변화를 주도하여 우리시교육청의 가장 염원이었던 ‘전국과학전람회’와 ‘발명품경진대회’ 등에서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많은 특상 등 각종 상을 수상하여 과학교육을 전국에 과시하였습니다. 일복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주무과장으로 전국적인 행사인 ‘2005교육인적자원 혁신박람회’와 ‘제34년차 한국영농학생전진대회’ 등을 주도하여 가장 적은 예산으로 가장 성공적인 행사를 치러 전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으며, 시·도 평가에서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2006년 9월 본교 교장으로 부임해서 5년 동안 노력한 결과 ‘기술&문화가 공존하는 Global 명품 아름다운 전남공고’를 전국 1등의 학교로 만들어, 작년 11월24일 대망의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하였으며, ‘직업교육선진화대회’에서 학교경영부분 전국 1위로 선정되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하여 전국 최고의 학교로 공인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경영혁신이 가장 잘된 학교로, 본교의 실천사례를 중심으로 그 동안 서울대학교에서 직업교육CEO, 전국의 창의적인 혁신리더들에게 13회 강연, 교육과학기술부, 중소기업청, 충북, 전북, 전남교육청과 현대인재개발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세계인재개발원 등에서 진로진학상담교사 부전공연수 등, 교장과 교감자격연수, 청렴실천사례 등으로 80여회를 발표하는 전국의 명강사로 활동 할 수 있게끔 만들어준 저와 함께해주셨던 교육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2009년 ‘제44회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유치하여 노후선반 수리를 통한 구입 대체 절감, 전기공사 재설계, 자금관리를 통한 이자수입증대와 미래를 내다본 실습장의 환경개선 등 집행 방식을 전환시킨 학교운영 우수사례를 전국에 발표하는 등, 최고의 아름다운학교로 변신하는 가장 성공적인 학교로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3개월간 3차례에 걸쳐 본교를 국가대표 선발대회장으로 운영하여, 광주지역사회 경제에 큰 도움과 학교 브랜드가치를 드높혔습니다. 평소 신념인, 우리 학생들이 “생산직 근로자”에서 신분상승을 위한 넓은 안목을 지닌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해, 일본 나가사키공고와 5회, 중국상해공업기술학교와 4회 등 총13번의 학교 주관 국제체험학습을 실시하였고, 학교단위로 운영되어 왔던 ‘우리 호주로 가자!’라는 해외인턴십을 전국 처음으로 본교에서 실시하였는데, 이제는 교과부 사업으로 올해부터 글로벌현장학습으로 실시하게된 일, 첨단산업설비특성화고 지정에 즈음하여 본교의 랜드마크인 ‘기람동산’이 만들어진 일 또한 특성화의 산물인 ‘기람헌’을 준공 하게된 일, 전국 최초로 ‘기람6단계’, ‘뉴딜3정책’ 등을 실시하여 인증 된 학생들만 현장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교과부 사업으로 전국의 학교가 실시하게 된 일 등, 본교에 부임 후 처음한 공모사업인 ‘교육인적자원부 지정 학생인권정책연구학교’를 전국 100: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되는 기쁨과 ‘기업-공고연계맞춤형인력양성사업’, ‘고용노동부 전문계고교 취업지원확충사업’ 등 연전연승과 가장 하이라이트였던 ‘학교변화의 가장 중심이 되는 정부부처특성화사업’에 전 교직원이 매진하여 발표 전, 당시 교감선생님을 포함한 TFT와 함께 무등산 서석대에서 중소기업청이 있는 대전 쪽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던 기억, 교장인 제가 직접 발표하여 서류평가 3위 종합평가 1위로 선정되어 본교 정면 벽면에 “우리는 해냈다, 할 수 있다. 해야한다”는 문구를 넣은 대형프랑카드를 걸며 자신감과 함께 우리의 목표인 1등 전남공고를 선언했을 때의 감동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학생과 교직원에게 최상의 학습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각종 시설을 개선하여 가장 아름다운 명문 특성화고로 만들고, 명품인사를 하는 아름다운 학생으로 변화하는 학교로서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다는 데에 저는 더 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이런 본교의 눈부신 발전에는 명품특성화 고교로서의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한 본교 선생님들의 뼈를 깎는 노력과 동문, 학부모님들의 끝없는 학교사랑 정신이 보태어졌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로 부족했던 제가 40여 년 동안의 오랜 교직생활을 큰 과오 없이 보내고 오늘에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교직원 여러분과 평소 저를 아껴주신 주위 모든 분들의 성원 덕분으로 알고 오늘에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함께 교직의 길을 걸으며 따뜻한 제 삶의 동반자로 모든 고민과 기쁨을 함께 나눠준 사랑하는 아내 국경숙 여사와 제가 학교생활에 매진하는 동안 살뜰하게 챙겨주지도 못했으나 바르게 성장하여 사회에서 제몫을 당당히 해내고 있는 아들 김민성(연세대생명공학과 졸업 후 포항공대 기술경영대학원석사 삼성계열 컨설팅회사인 오픈타이드 입사), 딸 김민혜(경희대국문학과 수석졸업 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석사 재학 중 지난 8월23일 방영된 KBS-2TV 1:100프로에 코미디언 송은이는 월드미스유니버시티 김민혜 씨에게 질투어린 시선을 보였다. 5단계까지 승승장구하고 카이스트에 다닌다는 김민혜 씨에게 송은이는 “신은 공평하다고 누가 그랬습니까”라며 폭풍질투를 했다) , 그리고 항상 부모님처럼 버팀목이셨던 장인 국수일님, 장모님 주암순 여사, 형수님, 그리고 누나 동생들과 처제, 처남, 조카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엄숙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저의 교원생활을 마감하려 합니다. 만약 제게 다음 생애가 허락된다면 그때도 서슴지 않고 교직을 택할 것입니다. 이제 지난날 교직에서의 행복했던 추억을 한 아름 안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제자들이 성실히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남은 삶을 가족들과 뜻 깊게 보내고자 합니다. 끝으로 제가 다하지 못한 일들을 후임자와 선생님들에게 무거운 짐으로 남겨 드리면서 이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우리 선생님들과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님,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여러분들의 이 고마운 정성과 깊은 뜻을 가슴에 되새기면서 퇴임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교직에 몸담아 있는 동안 본의 아니게 저로 인해서 마음 아픈 기억이나 괴로움을 끼쳐드린 경우도 있었을 것이며, 저의 경솔한 언행으로 인해서 오해와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부덕한 저의 허물을 이해하시고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에게 따뜻한 사랑과 행복을 주신 모든 교육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무궁한 발전과 행복을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께서 김용희교장 하면, 깨끗하고 투명한 ‘진정한 교육자였다’라고 기억해 주신다면 저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운이 좋아, 교감,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과 과장 등 전문직과 교장까지 되었지만, 마음속에서는 평생 학생으로 살아왔습니다. 책 읽고 공부하는 것이 그렇게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평생 학생으로 그리고 직업․진로교육의 홍보대사로 살아가겠습니다. 전남공업고등학교의 무궁한 발전과 여러분의 앞날에 행운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1. 08. 29 첨단산업설비특성화고 전남공업고등학교장 김 용 희